너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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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출신 성분 외 1편

이명애

출신 성분

1.

고등학교 주변에 걸린 현수막

이○○ 서울 ○○대학교 합격 축하!
김○○ 서울 ○○대학교 합격 축하!

우리 딸 이름은
눈 비비고 봐도 없다
특별 전형이라서 그런가!

2.

어느 날 대학생 딸이 말했다
오늘 대학에서 조별 과제를 수행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았어

그런데
교수님이 내가 쓴 논술에 대해 말하면서
같은 조 친구를 칭찬하는 거야

조기 유학을 다녀온
유창한 영어 실력의 소유자
그가 더 잘했을 거라는 교수님 시각

네가 쓴 거라고 말하지?

교수님도 친구도 곤란해질 것 같아서……
어찌 됐든 점수는 같이 받는 거니까

3대에 걸친 출신 성분의 차별
성격만 다를 뿐
여기서도 계속된다


8평의 성공

혹시, 고향이 저쪽?
맞아요 저 북한에서 왔어요

성공하셨네요

창업과 폐업이 공존하고
일천조가 된다는 자영업자들 빚

8평도 되나마나 한 가게

에어컨도 맥을 못 추는
기록적인 폭염
180도 튀김기 앞
땀과 가루가 범벅이 된 얼굴

무거운 배낭 안 지고
끼니 걱정 안 하니
분명 성공은 성공이다

그런데 왜 저 말이 와닿지 않지?

필자 약력
이명애 작가 프로필 사진

1965년 8월 평안남도에서 출생, 2006년 8월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2016년 2월 숭실사이버대학교 방송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7년 12월 《K-스토리》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20년 12월 시집 『연장전』, 2022년 10월 시집 『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를 출간했다.
* 사진제공_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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