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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의 행군, 어머니 이별

이동순

달밤의 행군

달빛이 빛나네
대낮같이 빛나네
환한 보름달 아래 서서
개마고원의 우리 홍 대장
작전지도 펼쳐놓고 뭘 궁리하시나

어디로 어떻게
왜적들 유인해 낼까
어느 벼랑 어느 골짜기가
우리 의병대 싸우기에 가장 유리할까
어디서 어떤 작전 펼칠까

홍 대장 머릿속으로
환한 달빛이 스며드네
깊은 밤 산악행군도 달빛 있으니 거뜬
의병대 이끌고 성큼성큼 가시는
홍 대장 앞길이 눈부시네



어머니 이별

어머니
제발 울지 마셔요
이 아들은 그렇게도 바라던
홍범도 의병대로 드디어 들어갑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요

제 가슴은 마치
장가드는 새신랑처럼
그저 즐겁고 가슴이 두근거린답니다
어머니 너무 걱정 마셔요
산속에선 범처럼 날쌘
홍 대장께서 저를 지켜주실 테니까요

가서 왜적 부대
마음껏 쳐부수고 돌아올게요
언제나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럽고 용맹한 아들이 될게요
이기고 돌아오는 그날까지
어머니 부디 잘 계셔요

필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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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1973),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1989)에 당선됐다. 시집 『개밥풀』 등 22권을 발간했고, 민족서사시 『홍범도』(전5부작 10권)를 완간했다.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 등 저서 86권을 발간했다. 신동엽문학상, 김삿갓문학상, 시와시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