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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그리움, 어머니

설송아

그리움

깊은 밤 꿈속 내가 간 그곳은
열린 출입문 떠나온 집 뜨락
허공으로 사무치는 어제와 오늘
눈시울 눈물로 이어지는 고향이여

 
푸드득 짝짓던 애기 사마귀
아주까리 날아예는 고운 잠자리
그 속에 뛰어놀던 발 벗은 아이들
감자 한 알 나누던 동무들이여

아들딸 많이 낳고 잘살고 있을까
두부 장수 앞집 언니 풋풋한 인정
배고픈데 먹어라 순두부 퍼 주던
이제는 고마움 갚아야 할 텐데

떡장수 뒷집 총각 장가갔으려나
군고구마 건네주며 멋쩍게 고백하던
그 사랑 잊지 않고 찾아왔는데
소스라쳐 깨어난 애달픈 꿈이여

떠날 땐 조용히 내 발로 떠나더니
돌아갈 길 이리도 기약 없더냐
머물 곳 그리며 간절해진 마음
못 견디게 그리는 그대와 나

분단으로 갈라진 그리운 마음들
손에 손을 잡고서 하나 되어야지
홀로 아리랑 간절히 부르며
우리의 통일 애타게 불러본다



어머니

내 걱정 말고 좋은 곳 가거라
말없이 내 등을 떠밀던 어머니
고향의 흙을 밟아 눈물 지웠을까
답답한 가슴에 냉수 마셨을까

타향에 울리는 내 노래 소리는
어머니 들려주던 옛말 이야기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잎 풍경은
송아지 뛰놀던 고향 집 들길

화려한 서울 거리 불빛 쏟아져도
고향의 별빛이 더 그리운 것은
뙈기밭 옥수수 가마에 쪄 놓고
기다리는 어머니 애환이겠지

그리움에 오늘도 참 이슬 한 잔
꺼이꺼이 울며 분단을 마신다
엎드려 깨어진 장독 아래서
빈 가슴 너머로 간절함 쏟는다

어머니 너무 보고 싶습니다

필자 약력
설송아 프로필 사진.jpg

2011년 한국 입국. 북한학 박사. RFA 자유아시아방송 기자. 장편소설 『태양을 훔친 여자』 외 다수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