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한민족 이산문학 러시아-중앙아시아 교류행사: 경계 넘나들기 - 고려인문학의 탈향, 이주, 정주의 삼각형
2020.01.20
한국문학번역원은 1월 20일(월)부터 1월 22일(수)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민족 이산문학 교류행사를 개최하였다. 러시아·중앙아시아권역 출신 한인 작가와 국내 작가의 문학 교류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러시아·중앙아시아 권역 출신 초청 작가 7명 (아나톨리 김(소설가, 러시아), 알렉산더 강(소설가, 카자흐스탄), 디아나 강(시인, 러시아), 블라지슬라브 한(소설가, 우즈베키스탄), 블라지미르 김(소설가, 우즈베키스탄), 마르타 김(시인, 러시아), 로만 허(시인, 러시아)과 국내 작가 이동순, 한국외대 러시아학과 김현택 교수가 초청되었다.1월 20일(월) 러시아 외국문학도서관에서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한국문학주간>의 일환으로 열린 아나톨리 김 작가의 문학강연에는 러시아 현지 문학관계자 및 일반독자 등 약 50명이 참석하였다.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으로 현지에서 저명한 작가인 아나톨리 김은 <나의 문학과 삶>을 주제로 한 문학특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탐구 중임을 밝히고, 집필 활동에 있어 타 작가들처럼 특정 규칙에 따라 작품을 집필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규칙을 어기고 자신의 새로운 흔적을 입혀가며 집필한다고 강조했다.1월 21일(화)부터 1월 22일(수) 이틀간 주러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경계 넘나들기- 고려인 문학의 탈향, 이주, 정주의 삼각형> 주제의 본 행사에는 한국문화원 및 한국문학 관계자 포함 일반 청중 50여 명이 참석하였다.행사에 참가한 러시아·중앙아시아 출신 작가들은 자신의 민족정체성과 다문화 공동체속 작가로서 지니는 문학활동의 의의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누었다. 특히 고려인 출신 러시아 작가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아나톨리 김은 기조강연에서 틀에 얽매이지 않는 문학세계를 통해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러시아문학의 정수를 재치 넘치는 표현으로 풀어내어 청중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 냈다. 또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각 지역에서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 온 고려인 작가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고려인 이주역사와 고려인 문화가 자신들의 러시아어 창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활발한 토론을 전개하였다.고려인의 항일무장투쟁 역사에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고 있는 홍범도 장군을 주제로 한 장편서사시를 펴낸 이동순 시인은 홍범도 장군과 고려인 강제이주 경험에 대해 한국작가로서 오랜 시간 탐색해 온 계기와 창작 과정의 내밀한 아픔들을 솔직하게 소개하여 언어와 공간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깊고 높은 교감을 이끌어냈다.뒤이어 진행된 공식 환영만찬에서도 학술심포지움의 열띤 토론과 감동이 가시지 않고 이어졌다. 참가 작가들은 통역자들의 도움을 받아 오랜 시간 헤어졌던 친지를 만난 듯한 반가움과 정겨움으로 세대와 언어의 장벽이 무색할 정도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외롭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해 온 고려인 작가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에서 비롯되었던 다소 진지했던 분위기는 어느새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만남과 소통을 향한 희망으로 바뀌어 러시아 고려인문학 뿐 아니라 러시아 권역의 한국문학 소개를 위한 다양한 의견들로 채워졌다.한국문학번역원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러시아 문학기관 관계자 및 참가 작가들과 러시아-중앙아시아 권역 고려인문학 번역출간지원사업 추진계획을 논의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였으며, 향후 주러한국문화원, 러시아 외국문학도서관 등 문학관련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 및 향유범위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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